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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카테고리 없음 / / 2026. 9. 27. 13:03

    오랜 당뇨인의 바램 당뇨약 끊기 (당뇨병 관해, 마른 당뇨, 근육 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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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뇨약, 당뇨병 관해, 마른 당뇨, 인슐린저항성, 근육관리, 혈당관리, 당뇨생활습관

    30년 넘게 당뇨약을 복용해 온 당사자로서 "약을 줄일 수 있을까?"라고 자문할 때 솔직히 쉽게 답을 얻기가 어려웠습니다. 그런데 직접 여러 자료를 파고들고 내분비내과 강의까지 챙겨 들어보니, 약을 끊는 것보다 더 중요한 조건이 따로 있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특히 체중이 적게 나가는 마른 당뇨인 저로서는 일반적으로 알려진 '살 빼면 된다'는 공식이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는걸 알았습니다.

    당뇨병 관해, 약을 끊으려면 뭐가 달라져야 할까

    당뇨병 관해란 약물 치료없이도 혈당 수치가 정상으로 유지되는 상태를 말합니다. 저를 포함한 모든 당뇨인의 로망일 것입니다. 제가 이 주제에 처음 관심을 가진 건 영국에서 진행된 DiRECT 연구를 접하면서였습니다. 제2형 당뇨 환자를 대상으로 체중 감량 프로그램을 운영했더니, 1년 시점에 무려 46%가 당뇨약 없이 정상 혈당을 되찾았다는 내용이었습니다. 15kg 이상 줄인 그룹에서는 그 비율이 86%까지 올라갔고요. 이 숫자를 처음 봤을 때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여기서 핵심은 단순히 몸무게 숫자를 줄이는 게 아니라, 간과 췌장에 끼어 있는 이소성 지방(ectopic fat)을 걷어내는 것입니다. 이소성 지방이란 원래 지방이 쌓이지 말아야 할 장기, 즉 간이나 췌장 같은 곳에 비정상적으로 축적된 지방을 말합니다. 이 지방이 인슐린 신호를 방해하고, 결국 혈당 조절 전체를 망가뜨리는 주범입니다.

    뉴캐슬대 로이 테일러 교수가 제안한 이중 순환 가설(Twin Cycle Hypothesis)이 이걸 잘 설명해줍니다. 과잉 섭취한 정제 탄수화물과 과당이 간에서 지방으로 전환되고, 간이 뚱뚱해지면 췌장도 덩달아 지방 독성에 노출됩니다. 그러면 베타세포, 즉 인슐린을 만들어내는 세포의 기능이 억제됩니다. 그런데 DiRECT 연구의 하위 분석에서 놀라운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체중을 줄이자 간 지방이 16%에서 3.1%로 급감했고, 그와 함께 베타세포 기능이 눈에 띄게 회복됐다는 겁니다. 죽은 게 아니라 지방 때문에 잠자고 있던 거였습니다(출처: 하이맵클리닉 당뇨 관리 정보).

    그런데 제가 직접 주변 사례를 살펴보면서 느낀 건, 관해에는 유병 기간이 생각보다 훨씬 중요하다는 점이었습니다. 관해에 성공한 그룹의 평균 유병 기간은 2.7년, 실패한 그룹은 3.8년이었습니다. 단 1년 차이가 베타세포 회복 가능성을 갈랐습니다. 30년이 넘는 유병 기간이라면 완전한 관해보다는 '약을 줄이는 것'을 목표로 접근하는 편이 현실적입니다. 이게 나쁜 소식이 아닙니다. 약을 줄이는 것만으로도 저혈당 위험이 줄고 삶의 질이 분명히 달라집니다.

    당화혈색소(HbA1c)라는 수치가 있습니다. 최근 2~3개월간 평균 혈당이 어느 수준이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입니다. 대한당뇨병학회 기준으로 65세 이상 비교적 건강한 환자의 목표치는 7.0~7.5% 미만으로 완화되어 있는데, 이러한 목표치에 따르면 이미 7.0%를 유지하고 있는 저로서는 주치의와 "저혈당 예방 차원에서 약을 일부 조절할 수 있을지"를 논의할 수 있는 근거가 충분합니다(출처: 대한당뇨병학회).

    • 관해에 유리한 조건: 유병 기간 6년 이내, 인슐린 주사 단계 이전, 내장지방 제거 여지가 있는 상태
    • 관해에 불리한 조건: 유병 기간 10년 이상, 인슐린 주사 병행 중, 베타세포 기능 손실 심화
    • 유병 기간이 길더라도 올바른 생활 습관 전환은 약 용량 감소와 합병증 지연에 분명한 효과가 있음
    요약: 당뇨병 관해의 핵심은 단순 체중 감량이 아니라 간과 췌장의 이소성 지방 제거이며, 유병 기간이 길수록 완전 관해보다 약 감량을 현실적 목표로 삼는 것이 맞습니다.

    혈당 측정

    마른 당뇨와 근육 관리, 식단보다 먼저 챙겨야 할 것

    제가 이 부분을 공부하면서 가장 안타까웠던 건 마른 당뇨 환자들이 살 빼야 한다는 말을 잘못 받아들이는 경우였습니다. 저 역시 당뇨병은 잘 먹어서 영양과잉으로 생긴 병이라는 인식을 가졌습니다. 그러나 실제로는 BMI 19~20대의 체형, 즉 표준체중 언저리에 있는 분들이 혈당을 낮추겠다고 밥을 반 공기씩 줄이면, 혈당은 내려갈지 몰라도 근육이 먼저 빠져버립니다. 말하자면 에너지와 포도당 소비의 주체인 근육이 감소하는 문제, 그게 오히려 더 위험한 상황을 만들 수 있습니다.

    우리 몸에서 혈당을 흡수하는 1차 저장소는 간과 근육입니다. 식후 혈액 속 포도당의 약 80%는 허벅지 같은 큰 근육이 끌어당겨 에너지로 소모합니다. 근육이 많을수록 혈당이 덜 오르고, 인슐린 저항성도 낮아집니다. 인슐린 저항성이란 인슐린이 분비되어도 세포가 반응을 제대로 못하는 상태, 쉽게 말해 신호는 보내는데 문이 안 열리는 상황입니다.
       
    제 경험상 이건 좀 다릅니다. 많은 분들이 "운동도 했는데 혈당이 안 내려가요"라고 하시는데, 걷기만으로는 부족한 경우가 많았습니다. 내분비내과 전문의도 강조하듯, 등에 땀이 살짝 나는 정도의 강도가 되어야 혈당 조절에 의미 있는 효과가 생깁니다. 산책 수준의 걷기는 칼로리 소모가 생각보다 훨씬 적습니다.

    마른 당뇨에서 약을 줄이는 가장 현실적인 전략은 세 가지입니다. 첫째, 두부·생선·달걀 같은 양질의 단백질을 매끼 챙겨서 근육 손실을 막습니다. 둘째, 식사 순서를 바꿉니다. 채소를 먼저 먹으면 수용성 식이섬유가 소장벽에 젤 층을 형성해 탄수화물 흡수 속도를 늦춥니다. 임상 연구에서 채소·단백질을 먼저 먹고 10분 뒤 탄수화물을 먹은 그룹은 식후 혈당 곡선하면적이 약 39% 낮았습니다. 셋째, 주 2~3회 스쿼트나 계단 오르기 같은 하체 근력 운동을 병행합니다.

    또 한 가지, 최종당화산물(AGEs)이라는 당독소도 놓치기 쉬운 변수입니다. AGEs란 음식의 탄수화물과 단백질이 고온에서 결합할 때 만들어지는 물질로, 세포 염증 반응을 일으켜 인슐린 저항성을 악화시킵니다. 같은 닭가슴살이라도 직화 구이는 당독소 수치가 약 6,000인 반면, 물에 삶으면 약 1,000 수준으로 떨어집니다. 제가 직접 조리법을 바꿔봤더니, 별거 아닌 것 같은 이 차이가 식후 혈당 안정에 생각보다 큰 영향을 줬습니다.

    요약: 마른 당뇨에서는 식사량을 무조건 줄이기보다, 단백질로 근육을 지키고 식사 순서와 조리법을 바꾸는 것이 혈당 관리의 핵심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당화혈색소 7.0%면 당뇨약을 줄여도 되나요?

    A. 7.0%는 대한당뇨병학회 기준으로 65세 이상 비교적 건강한 환자의 목표 범위 안에 들어옵니다. 다만 임의로 줄이는 건 위험하고, 이 수치를 근거로 주치의에게 "저혈당 예방 차원에서 약을 조절할 수 있을지" 상담하는 게 맞는 순서입니다. 유병 기간과 베타세포 상태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Q. 마른 당뇨인데 식단 조절을 어떻게 해야 하나요?

    A. 식사량을 과도하게 줄이면 근육이 먼저 빠져서 오히려 혈당 조절이 더 어려워집니다. 양보다는 순서가 중요합니다. 채소 → 단백질 → 탄수화물 순서로 먹고, 밥은 현미나 통곡물로 바꾸되 양은 급격히 줄이지 않는 쪽을 제가 추천합니다.

     

    Q. 유병 기간이 30년이면 당뇨병 관해는 불가능한가요?

    A. 완전한 관해, 즉 약 없이 정상 혈당을 유지하는 상태는 유병 기간이 길수록 어렵습니다. 하지만 불가능과 어렵다는 다른 말입니다. 생활 습관을 개선하면 약 용량을 줄이고 합병증 진행 속도를 늦추는 효과는 분명히 있으며, 그 자체로 삶의 질에 큰 차이를 만듭니다.

     

    Q. 걷기 운동만으로 혈당 조절이 되나요?

    A. 걷기는 좋은 출발점이지만 강도가 중요합니다. 산책 수준의 걷기는 칼로리 소모가 생각보다 적어 혈당 조절 효과가 제한적입니다. 걷기에 더해 주 2~3회 하체 근력 운동을 병행하면, 혈당의 주 저장소인 허벅지 근육이 강화되어 인슐린 감수성이 눈에 띄게 개선됩니다.

    결론

    당뇨약을 끊는 것이 목표가 아닐 수 있습니다. 제가 이 주제를 파고들면서 결국 도달한 생각은, 진짜 목표는 몸이 스스로 혈당을 조절할 수 있는 환경을 되찾는 것이라는 겁니다. 마른 당뇨라면 더욱이 식사량을 줄이는 대신 근육을 지키는 방향으로 전략을 잡아야 합니다.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첫 걸음은 다음 진료 때 주치의에게 "현재 당화혈색소가 7.0%인데, 저혈당 예방 차원에서 약 조절을 논의할 수 있을까요?"라고 물어보는 것입니다. 임의로 줄이거나 끊는 것은 오히려 췌장에 더 큰 부담을 줄 수 있습니다. 생활 습관의 작은 변화를 쌓아가면서, 그 변화를 데이터로 들고 의사와 상의하는 것이 가장 안전하고 확실한 방법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참고: 하이맵클리닉 당뇨약 관리 정보 / 가천대 길병원 내분비내과 김병준 교수 당당문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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