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겹살, 돼지기름, 라드, 포화지방산, 중금속배출, 비타민B1, 건강식품
돼지고기 기름이 BBC Future가 분석한 1,000개 식품 중 세계에서 8번째로 건강한 음식으로 선정됐습니다. 완두콩, 적양배추, 고등어보다 높은 점수입니다. 저도 처음 이 수치를 접했을 때 솔직히 의심부터 앞섰습니다. 당뇨와 고혈압을 안고 살면서도 삼겹살만큼은 주 1회 이상 거르지 않고 먹어온 사람으로서, 이게 반가운 소식인지 아닌지 바로 판단이 서지 않았습니다.
돼지기름의 건강순위, 숫자가 말하는 것
BBC Future 조사에서 돼지고기 기름은 100점 만점에 73점을 받았습니다. 글로벌 저널에 실린 식품영양 연구를 토대로 1,000개 음식을 분석해 상위 100개를 추리고, 영양 성분에 따라 순위를 매긴 결과입니다. 1위는 아몬드, 2위는 체리모야, 3~5위는 바다 농어·넙치·치아 시드 순이었습니다. 돼지기름은 8위였는데, 이 순위가 눈에 띄는 이유는 바로 뒤에 밀려난 식품들 때문입니다.
적양배추, 토마토, 고등어, 고구마, 상추, 오렌지 등이 모두 돼지기름보다 낮은 점수를 받았습니다. 이 채소와 생선들이 건강에 나쁜 게 아니라, 돼지기름이 그만큼 다양한 영양소를 압축적으로 담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핵심 성분은 두 가지입니다. 첫 번째는 비타민B1(티아민)입니다. 여기서 티아민이란 탄수화물을 포도당으로 분해하고 그 포도당을 실제 에너지로 전환하는 과정에 반드시 필요한 수용성 비타민입니다. 돼지고기의 티아민 함유량은 소고기의 약 6배에 이릅니다. 두 번째는 콜린입니다. 콜린은 뇌신경전달물질인 아세틸콜린의 전구체로, 간의 지방 대사와 기억 기능에 직접 관여하는 성분입니다. 이 두 성분이 높은 순위의 핵심 근거라고 볼 수 있습니다.
여기에 더해 돼지기름 100g에는 비타민D가 약 200~300IU 함유되어 있습니다(출처: 동아닷컴). 비타민D는 뼈와 치아 형성, 면역 체계 강화에 필수적인 지용성 비타민으로, 식품으로 섭취하기 어렵기로 유명한 성분입니다. 그 비타민D를 돼지기름이 상당량 포함하고 있다는 점은, 저도 예상 밖이었습니다.
- 비타민B1(티아민): 소고기 대비 약 6배, 탄수화물 에너지 전환에 필수
- 비타민D: 100g당 200~300IU, 면역력·골격 건강 지원
- 콜린: 뇌 신경전달물질 전구체, 간 지방 대사 관여
- BBC Future 평가 점수: 100점 만점에 73점, 세계 8위

삼겹살이 중금속배출에 효과적이라는 근거
미세먼지가 심한 날 삼겹살을 먹으면 몸에 좋다는 말, 오래전부터 들어왔습니다. 저는 반신반의하면서도 어차피 먹을 삼겹살이라면 그런 효과까지 있으면 더 좋다는 자기위안식으로 받아들였는데, 실제 연구 결과가 있었습니다.
한국식품연구원이 2008년 실시한 연구에 따르면, 치과기공소·엔진부품공장·피혁가공공장 등 중금속 노출 위험이 높은 직군의 근로자들이 돼지고기를 주 2~3회 섭취한 이후 체내 납과 카드뮴 함량이 유의미하게 감소했습니다(출처: 시사캐스트). 탄광 광부들이 오래전부터 삼겹살을 즐겨 먹어왔다는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작동 원리는 메탈로티오네인(Metallothionein)입니다. 여기서 메탈로티오네인이란 돼지고기에 함유된 아연, 셀레늄, 아미노산이 체내에서 합성하는 금속결합 단백질로, 납이나 카드뮴 같은 중금속을 직접 흡착해 배출을 돕는 역할을 합니다. 쉽게 말해 체내 중금속 청소부 역할을 하는 단백질입니다.
도시 생활이 사실상 광부와 다를 바 없는 대기 환경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이 기능은 결코 가볍게 볼 수 없습니다. 제가 사는 도심은 미세먼지 농도가 높은 날이 잦습니다. 그런 날 삼겹살과 함께 미나리를 곁들이는 것이 단순한 입맛 조합이 아니라는 걸 이 연구를 보고 다시 확인했습니다. 미나리의 식이섬유와 알칼리성 성분이 장내 중금속 해독을 보완하고, 고지방 식단으로 산성화 된 체질을 중화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입니다.
포화지방산 문제, 노령기에는 다르게 봐야 합니다
삼겹살을 구울 때 저는 항상 바싹 굽습니다. 기름을 최대한 빼야 한다는 생각에서입니다. 기름이 빠져나가는 것을 보면서 '이 정도면 괜찮겠지'라고 스스로를 안심시켜 왔습니다. 그런데 한편으론 이런 생각도 듭니다. 기름을 다 빼고 나면 삼겹살이 여느 살코기와 뭐가 다른가 하고요. 그 딜레마가 해소되지 않은 채로 수년째 삼겹살을 먹어왔습니다.
이제는 좀 더 냉정하게 따져볼 때가 됐습니다. 돼지기름에는 불포화지방산만 있는 게 아닙니다. 포화지방산이 전체의 약 38%를 차지합니다. 포화지방산이란 탄소 이중결합이 없는 지방산으로, 상온에서 고체 상태를 유지하는 굳기름의 주성분입니다. 문제는 이 굳기름의 녹는점이 높다는 것입니다. 사람의 체온(약 36.5℃)에서 완전히 녹지 않을 수 있어, 소화기관에서 분해되지 않은 채 혈액 속으로 들어가면 혈관 벽에 축적되어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높일 가능성이 있습니다.
소나 돼지의 몸에서 굳기름이 근육 사이에 촘촘히 박혀 있는 것처럼, 그걸 섭취한 사람의 혈액 속에서도 유사한 방식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생각을 저는 오래전부터 해왔습니다. 이 판단이 틀리지 않았다는 걸 수치가 뒷받침합니다. 전문가들이 권장하는 성인 하루 적정 섭취량은 100~150g입니다. 젊을 때와 달리 노령기에는 심혈관 질환 위험이 누적되어 있으므로, 섭취량 제한은 선택이 아닌 필수입니다.
저로서는 삼겹살 자체를 끊겠다는 생각보다는, 섭취 방식과 빈도를 좀 더 의식적으로 관리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고 있습니다. 당뇨와 고혈압이 있는 상태에서 포화지방산 과잉 섭취는 혈관 건강에 직접적인 부담이 되기 때문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돼지기름이 정말 채소보다 건강하다는 게 사실인가요?
A. BBC Future가 1,000개 식품을 분석한 결과에서 돼지기름은 100점 만점에 73점으로 세계 8위를 기록했습니다. 완두콩, 토마토, 적양배추보다 높은 점수입니다. 이는 채소가 나쁘다는 의미가 아니라, 돼지기름이 비타민B1·비타민D·콜린을 동시에 압축적으로 함유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다만 포화지방산 함량도 높으므로, 전체 식단 맥락 안에서 평가해야 합니다.
Q. 미세먼지 심한 날 삼겹살 먹으면 실제로 효과가 있나요?
A. 단순한 속설이 아닙니다. 한국식품연구원 2008년 연구에서 중금속 노출 직군 근로자들이 돼지고기를 주 2~3회 섭취한 이후 체내 납·카드뮴 수치가 감소한 것이 확인됐습니다. 작동 원리는 돼지고기의 아연과 셀레늄이 메탈로티오네인이라는 금속결합 단백질을 합성해 중금속을 흡착·배출하는 기전입니다. 미나리 같은 해독 식재료와 함께 먹으면 효과를 보완할 수 있습니다.
Q. 삼겹살을 바싹 구우면 기름이 빠져서 덜 해롭지 않나요?
A. 어느 정도는 맞습니다. 굽는 과정에서 지방이 녹아 빠져나가므로 실제 섭취하는 포화지방산 양이 줄어드는 효과가 있습니다. 다만 삼겹살의 지방 구조상 모든 기름을 제거하기는 불가능하고, 고온 가열 과정에서 생기는 변성 지방의 문제도 고려해야 합니다. 기름을 뺀다고 안심하기보다는 섭취량 자체를 하루 100~150g 이내로 관리하는 것이 더 현실적인 접근입니다.
Q. 라드(돼지기름을 정제한 것)를 요리에 써도 되나요?
A. 라드란 돼지의 지방 조직을 정제해 만든 반고체 형태의 식용 기름으로, 과거 서양 요리에서 버터 대용으로 널리 쓰였습니다. 비타민D와 콜린 함량이 높아 영양 측면에서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다만 포화지방산 비율이 높으므로 심혈관 질환 위험이 있는 분이라면 사용량 조절이 필요하고, 야외 방목 사육 돼지에서 얻은 라드일수록 비타민D 함량이 더 높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결론
돼지기름의 건강순위 8위라는 수치는 분명히 의미 있는 데이터입니다. 비타민B1, 비타민D, 콜린이라는 세 가지 영양소가 동시에 밀집되어 있다는 사실은 제가 막연하게 삼겹살을 좋아해 온 것에 나름의 근거를 붙여주기도 합니다. 중금속 배출 기전까지 감안하면, 도시에서 매일 미세먼지에 노출되며 사는 입장에서 삼겹살을 완전히 기피할 이유는 없다고 봅니다.
그러나 제 경우처럼 당뇨와 고혈압이 있는 노령기에는 포화지방산 38%라는 수치를 가볍게 넘길 수 없습니다. 삼겹살이 건강에 좋다는 말은 젊고 건강한 몸을 전제로 했을 때 더 유효합니다. 저는 앞으로 섭취 빈도는 유지하되 1회 섭취량을 100g 안팎으로 의식적으로 줄이고, 미나리와 함께 먹는 방식을 지속할 생각입니다. 삼겹살을 끊는 게 아니라 제대로 먹는 것, 그게 지금 제가 내린 결론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