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카테고리 없음

기초연금 개편 (하후상박, 선정기준, 재정부담)

아르메니안 2026. 7. 25. 17:48

목차


    반응형

    기초연금, 기초연금개편, 하후상박, 기준중위소득, 노인빈곤, 기초연금수급자격, 노후복지

     

    기초연금을 받으면 형편이 좀 나아질 거라고들 생각합니다. 그런데 제 주변에 은퇴 후 뚜렷한 소득이 없는 지인을 보면서 솔직히 회의감이 들었습니다. 월 34만 9,700원으로 뭘 할 수 있을까. 지금 정부가 이 제도를 대대적으로 손보겠다고 나선 이유가, 저는 바로 거기에 있다고 봅니다.

    노인 70%에게 주는 게 정말 '복지'일까

    기초연금이 도입될 당시인 2008년, 우리나라 노인 빈곤율은 OECD 국가 중 가장 높은 44.1%였습니다. 노인 절반 가까이가 중위소득의 50% 이하로 살고 있었으니, 당시 '소득 하위 70%에게 지급'이라는 기준은 꽤 합리적인 설계처럼 보였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어떨까요. 일반적으로 70%라는 숫자를 들으면 광범위한 복지 혜택처럼 느껴지는데, 제 경험상 이 숫자가 오히려 문제의 핵심이라고 봅니다. 65세에 막 진입하는 세대의 소득과 자산 수준이 과거 고령층에 비해 훨씬 높아졌기 때문입니다. 2015년에는 수급자의 월 소득인정액이 중위소득의 58% 수준이었는데, 지난해에는 93%까지 올라갔습니다. 쉽게 말해, 수급자의 평균 소득이 이미 중산층 문턱에 거의 닿아 있다는 뜻입니다.

    여기서 소득인정액이란 실제 소득뿐 아니라 재산을 소득으로 환산한 금액까지 합산한 수치입니다. 즉 금융자산이나 부동산이 있어도 이 기준을 통과하면 수급 대상이 됩니다. 이 구조를 그대로 유지하면, 절박하지 않은 노인이 연금을 받고 정작 폐지를 주우며 끼니를 걱정하는 노인에게는 돈이 제대로 닿지 않는 역설이 생깁니다. 제가 직접 목격한 현실이 딱 그 모습이었습니다.

    • 2008년 도입 당시 노인 빈곤율: 44.1% (OECD 최고 수준)
    • 수급자 평균 소득인정액: 2015년 중위소득 58% → 2024년 93%로 급등
    • 2026년 기준 월 지원액: 단독가구 34만 9,700원
    • 기초연금 지출: 2014년 6조 8천억 원 → 2023년 22조 6천억 원
    요약: '소득 하위 70%' 기준은 도입 당시엔 적절했지만, 지금은 중산층 문턱까지 포함하는 구조가 되어 복지의 집중도가 크게 떨어졌습니다.

     

    하후상박, 말은 쉬운데 설계가 관건이다

    정부가 내세운 개편 방향은 '하후상박(下厚上薄)'입니다. 여기서 하후상박이란 소득이 낮을수록 더 많이 받고, 높을수록 덜 받거나 제외되는 구조를 의미합니다. 원칙 자체는 누구도 반박하기 어렵습니다. 문제는 어떤 선에서 선을 그을 것이냐는 설계 싸움입니다.

    현재 가장 유력하게 거론되는 방안은 수급자 선정 기준을 지금의 '소득 하위 70%'에서 기준중위소득에 연동하는 방식으로 바꾸는 것입니다. 기준중위소득이란 전 국민을 소득 순서대로 줄 세웠을 때 정확히 중간에 해당하는 가구의 소득으로, 복지 급여 기준선으로 널리 쓰이는 지표입니다. 2026년 1인 가구 기준 256만 4,000원으로, 현행 기초연금 선정기준액(247만 원)과 큰 차이가 없습니다.

    출처: 한국개발연구원(KDI)의 분석에 따르면, 기준중위소득 100%로 개편할 경우 2025년부터 2070년까지 누적 재정지출이 현행 대비 약 195조 원 절감됩니다. 더 나아가 100%에서 출발해 2070년까지 50%로 단계적으로 낮추는 시나리오에서는 440조 원을 줄일 수 있습니다. 반면 지급액은 올릴 수 있습니다. 100% 기준 적용 시 기준연금액을 38만 7,000원으로, '100→50%' 방식에서는 최대 44만 7,000원까지 인상이 가능하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저는 이 수치를 보면서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대상을 줄이면 지급액을 더 올릴 수 있다는 구조, 즉 '적게 나눠 더 두껍게'라는 논리가 수치로 이렇게 명확하게 나오리라곤 생각 못 했습니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탈락하는 노인이 생긴다는 점입니다. '100→50%' 시나리오에서는 2070년 수급자 비율이 37%까지 떨어집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기존 수급자의 연금은 줄이지 않겠다"고 못 박은 것도 이 맥락입니다.

    요약: 하후상박 원칙 아래 기준중위소득 연동 방식으로 전환하면 재정을 수백 조 원 절감하면서 저소득층 지급액은 오히려 늘릴 수 있지만, 탈락자 발생이라는 형평성 문제가 따라옵니다.

     

    직역연금 수급자 40만 명, 사각지대의 민낯

    기초연금 개편 논의에서 빠지지 않는 또 다른 축이 있습니다. 공무원·군인·사학·우체국 등 직역연금 수급자 문제입니다. 직역연금이란 국민연금 대신 별도 연금 체계에 가입한 특수 직종 종사자들이 받는 연금입니다. 현행법은 이들을 소득 수준과 무관하게 기초연금 지급 대상에서 일괄 제외하고 있습니다.

    도입 당시에는 공무원연금이나 군인연금이 국민연금보다 훨씬 높다는 판단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현실이 달라졌습니다. 퇴직 시 연금 대신 일시금을 선택해 자녀 교육비와 주택 마련에 써버린 뒤 정작 노후가 빈털터리가 된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월 수령액이 100만 원에도 못 미치는 직역연금 수급자가 전체 직역 통합으로 1만 3,000명을 웃돌고, 기초연금 선정기준액 이하 소득인정액임에도 직역연금 수급 이유로 배제된 노인이 무려 40만 3,000여 명에 달합니다(출처: 보건복지부).

    제 경험상 이건 좀 다릅니다. 일반적으로 직역연금을 받으면 노후가 넉넉할 것이라고 알려져 있지만, 막상 현장을 들여다보면 형편이 빠듯한 퇴직 공무원들이 생각보다 많습니다. 국민연금 가입자라면 같은 소득 수준에서 기초연금을 신청할 수 있는데 직역연금 수급자는 그 권리 자체가 막혀 있는 구조, 이건 원칙의 문제라고 봅니다. 정부는 2027년 시행을 목표로 이 일률적 배제 조항을 정비하는 법 개정을 추진 중입니다. 연금 종류가 아닌 실제 생활 여건을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는 방향입니다.

    요약: 직역연금 수급자라는 이유만으로 40만 명 이상이 기초연금에서 배제되어 있으며, 정부는 2027년 시행을 목표로 소득 실태 중심의 선정 방식으로 개편을 추진 중입니다.

     

    재정부담, 개편 없이는 버틸 수 없다

    KDI 전망에 따르면 현행 제도를 유지했을 때 기초연금 지출은 2050년 GDP의 1.48%, 46조 원 수준까지 불어납니다. 2014년에 6조 8천억 원이었던 것이 2023년에 이미 22조 6천억 원으로 세 배 넘게 뛰었으니 이 추세는 충분히 현실적인 경고입니다. GDP 대비 비율이란 한 나라의 경제 규모에서 특정 지출이 차지하는 몫을 뜻하는데, 1%를 이미 넘긴 상황에서 1.48%까지 간다는 건 재정 여력이 그만큼 빠르게 잠식된다는 의미입니다.

    제가 이 수치를 처음 봤을 때 솔직히 이건 예상보다 훨씬 가파른 속도였습니다. 고령화가 진행될수록 세금을 낼 생산가능인구는 줄고 수급자는 늘어나는 구조이니, 현행 방식을 고집하면 재정 자체가 무너질 수 있다는 위기감이 느껴졌습니다.

    다만 재정 절감을 위해 수급 대상을 줄이는 것 자체가 답이 되려면 전제 조건이 있습니다. KDI 김도현 연구위원이 짚은 대로, 국민연금 제도가 성숙하고 퇴직연금·개인연금 같은 다층 노후 소득 체계가 함께 발전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다층 노후 소득 체계란 공적 연금 하나에 의존하지 않고 퇴직연금, 개인연금, 금융 자산 등 여러 층으로 노후 소득을 쌓는 구조를 말합니다. 이게 갖춰지지 않은 상태에서 기초연금 지급 범위를 줄이면 아직 준비가 안 된 세대가 직격탄을 맞을 수 있습니다. 노인이 더 오래 일할 수 있는 노동 환경을 만드는 것도 병행 과제입니다. 제 생각에는 연금 구조 개편과 노동시장 개편을 동시에 끌고 가지 않으면 기초연금 개편만으로는 절반짜리 해법이 될 가능성이 큽니다.

    요약: 현행 유지 시 2050년 기초연금 지출이 GDP의 1.48%까지 급증하는 만큼 개편은 불가피하지만, 다층 노후 소득 체계 구축이 전제되지 않으면 취약계층 피해가 우려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기초연금 개편되면 지금 받는 사람도 못 받게 되나요?

    A. 이재명 대통령이 "기존 수급자의 연금은 줄이지 않겠다"고 명시적으로 지시한 만큼, 현재 받는 분들의 수급액을 직접 깎는 방향은 아닐 가능성이 높습니다. 다만 새로 65세에 진입하는 세대부터 기준중위소득 연동 방식이 적용되면 수급 대상에서 탈락하는 신규 노인이 생길 수 있습니다. 확정된 내용은 아니므로 보건복지부 공식 발표를 주시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Q. 직역연금(공무원연금, 군인연금) 받으면 기초연금 앞으로도 못 받나요?

    A. 일반적으로 직역연금 수급자는 무조건 제외된다고 알려져 있지만, 정부는 이 일률적 배제 조항을 없애는 방향으로 2027년 시행을 목표로 법 개정을 추진 중입니다. 소득인정액이 선정기준액 이하이면 직역연금 여부와 무관하게 기초연금을 받을 수 있도록 바꾸겠다는 취지입니다. 월 100만 원 미만의 직역연금 수급자도 약 1만 3천 명이 넘는 만큼, 이 개편이 실현되면 상당수가 수혜를 받을 수 있습니다.

     

    Q. 기준중위소득 연동 방식으로 바뀌면 기초연금액도 올라가나요?

    A. KDI 분석에 따르면 그렇습니다. 대상자를 줄여 절감한 재원으로 저소득 수급자의 지급액을 올리는 구조입니다. 기준중위소득 100% 적용 시 현행 34만 9,700원에서 38만 7,000원까지, '100→50%' 단계 축소 방식에서는 최대 44만 7,000원까지 인상이 가능하다는 시뮬레이션이 나와 있습니다. 다만 이는 정책 시나리오 분석이며 확정 금액은 아닙니다.

     

    Q. 재정 부담이 그렇게 심각한가요?

    A. 수치로만 보면 상당히 심각합니다. 기초연금 지출이 2014년 6조 8천억 원에서 2023년 22조 6천억 원으로 불과 9년 만에 세 배 넘게 증가했고, 현행 구조 유지 시 2050년에는 GDP의 1.48%인 46조 원까지 늘어날 전망입니다. 생산가능인구가 빠르게 줄고 고령인구는 늘어나는 구조이니, 개편 없이 현행 방식을 유지하는 것은 재정 측면에서 장기적으로 지속하기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시각입니다.

     

    결론

    제가 이번 기초연금 개편 논의를 들여다보면서 든 생각은 하나입니다. 복지는 원칙이 흔들리면 공허해진다는 것입니다. 폐지를 주워 생계를 잇는 노인과 월 수백만 원의 자산이 있는 노인이 같은 기준으로 묶이는 구조, 그게 지금 기초연금의 민낯입니다.

    하후상박 원칙과 기준중위소득 연동, 직역연금 사각지대 해소는 방향 자체는 맞습니다. 다만 다층 노후 소득 체계가 갖춰지지 않은 상태에서 수급 범위만 줄이면 빈곤의 구멍이 달라진 형태로 나타날 수 있습니다. 지금 당장 기초연금 수급 여부가 불안한 분이라면 국민연금공단이나 주민센터를 통해 본인 소득인정액을 직접 확인해두는 것이 현실적으로 가장 유용한 첫 걸음입니다.

    참고: 뉴시스 - 기초연금 재정개혁 골든타임 / 지데일리 - 직역연금 기초연금 사각지대 / 세계미래연대뉴스 - 기초연금 인상 논의